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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에서 알려드리는 다양한 전시 입니다.

광주광역시서구문화원에서는 광주, 전남의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소식과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우제길, 70년 여정을 그린 '빛 사이의 색'
전남도립미술관, 빛무리를 내려 황홀감 주다

 우제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983년의 일이다. 광주광역시 충장로 3가 뒷골목에 있는 현산미술관이었다. 당시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메세나 활동을 하던 김두원 박사가 세운 미술관으로 에뽀끄가 상주하다시피 하던 곳이다.

현산미술관이 1982년 문을 열고 현산문화재단(1983)이 창설되면서 최종섭, 김종일, 우제길, 최재창 등 광주의 추상작가들을 적극 후원하며 광주미술계의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던 시기였다.

필자는 당시 화니미술관 전시 담당 책임자로 있으면서 이들과 교류하며 구상미술을 넘어서 추상미술을 가까이하게 됐다. 우제길도 이때 만났는데 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고 건네는 말에는 다정함과 장난기 어린 칭찬으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했다.

우제길은 1942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하여 광주 학강국민학교를 거쳐 광주서중 재학 때인 1955년 처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당시 방학숙제 그림이 나점석 선생의 칭찬을 받으며 미술부원이 되었고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처음엔 풍경과 인물 등을 그리기 시작해 올해로 만 70년 동안 붓을 잡고 살아왔다.

1969년 에뽀끄에 가입하면서 그의 작업에 큰 변화를 주게 되었다. 이전에는 광주사범학교에 진학하여 양수아 선생을 만나 신선한 충격을 받으면서 물감을 칠하고, 페인트를 흘리고 바르는 등 추상작업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 작품만 선보이고 있는데 1960년작 앵포르멜 경향의 수채화인 ‘My heart’(55×36.4cm)이다.


1967붉은 띠 있는 추상(Abstraction of Red Stripes)’(117×91.7cm)을 발표하면서 앵포르멜 경향에서 기하학적 추상의 근원이 되는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다. 우제길은 이 작품을 국전에 출품했다가 떨어지자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끊임없는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1972년 전남도전에서 ‘Rhythm 72-3H’로 추상화 최초로 우수상을 받으면서 구상화 중심의 남도화단에 큰 화제가 되었다. 이어 1976년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자리를 굳히게 된다.


최종섭은 그를 우보(牛步)라는 별칭으로 불렀고, 사람들은 우잠바, 우태백, 우괴물 등 여러 별명으로 부르곤 했지만 캔버스 앞에서는 늘 긴장감을 놓지 않았던 그의 성취였다.

이때가 우제길 회화의 터닝포인트가 되는데 바로 ‘Rhythm 76-3K’(100×80.3cm)라는 작품이다. 이전보다는 굵고 힘찬 느낌을 주며, 빛을 통한 운동의 효과가 두드러져 보인다. 마치 기계 금속 내지는 철판조각 덩어리를 쌓아놓은 것 같기도 한데 그 틈새 사이로 빛이 비치는 부분만 유난히 강조되면서 어두운 곳 또한 대비적으로 강한 형태를 드러낸다.

이때부터 빛의 작가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의 작업은 을 모티브로 한다. 처음 시작할 당시 흑백의 극단적인 대조로 만들어진 은 그의 대표적인 표현양식이 되었고, 이러한 어둠의 빛에서 오방색 색채를 사용한 다채로운 색상과 희망의 빛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1980년대에는 기존 추상작업 외에 빛과 직선에서 벗어나 전통적 재료인 한지와 콜라주와 같은 기법을 통해 한국형 미감을 찾으려고 했다. 여기에는 고서를 찢어 붙이는 방식으로 서예나 낙관을 옮기기도 했고, 실크천에서의 감광과정 등 새로운 조형형식을 탄생시키는 복잡한 작업을 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좀 더 굵고 형태를 드러내는 추상작업으로 빛의 연출이 다양해졌다. 기하학적 패턴의 수직, 수평, 대각선, 첨탑형, Z자형 구성을 했는가 하면, 명암을 달리하는 중첩된 색면을 통해 명암이 강조되고 입체감이 돋보이는 그라데이션 기법으로 작업했다. 또한 흑백에서 벗어나 채도가 낮은 녹색, 붉은색, 황색 등이 화면 전체를 감싸면서 무언가를 치밀어 하늘로 올리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그의 실험성은 계속 이어진다. 한국 고유의 색이라 할 수 있는 오방색 한지를 이용한 콜라주 작품을 선보였는데, 마치 몬드리안의 작품과 비슷하면서도 대별되는 구조를 보여주었다. 몬드리안은 주로 사각형 면 분할의 색상이라고 한다면, 우제길은 면 분할보다는 사각형 면의 중첩을 보여주는 한지 붙이기 작업을 하였다.

2010년대에는 무지개 빛줄기가 쏟아지는 듯한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캔버스에 아크릴릭 작업을 하면서 분할된 면에 색이 겹치지 않도록 마스킹 테이프나 한지 등을 붙이곤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 사용된 띠지를 재활용하여 수직으로 뻗어 나가는 콜라주를 함으로써 거대한 빛무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의 미술관 자료실에 들어가 보면 누구나 감탄하듯이 무엇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고 모으는 습관이 이 작업에도 투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캔버스에 아크릴 작업 이후 떼어낸 띠지를 패널에 다시 작업한 것이다. 이는 기존 빛의 단면을 묘사한 작업과는 달리 현란한 색의 배치가 이루어지면서도 균형감 있는 기하학적인 빛무리를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다.

2020년대의 최근작은 이 세상의 모든 색상을 아름다운 블랙홀로 만들어내고, 평면성이 강조된 색이 비중이 확장되면서 색채의 힘이 훨씬 강력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색의 마술사처럼 기존의 조형성을 벗어나 그리고 싶은 대로 색을 갖고 노는듯한 형상을 보여준다.

우제길의 작업을 되돌아보면 10년마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작가가 기존 작업을 갖고 평생 헤매고 있을 때, 끊임없는 변화와 새로운 해석으로 캔버스와 색에 대한 그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대의 작가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지 궁금하다. 단 그가 한국형 미감을 찾으려 했던 한지 콜라주 작업이 이번 전시에 보이질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전시는 512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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