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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나두야 간다’에 대한 평
10월 5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 음악극을 보고

눈물이 찔끔거렸다. 눈물방울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슴이 약간 저리는 정도로 눈물을 머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극이 끝나자 일어서서 박수를 쳐댔다. 이렇게 좋은 연극, 더욱이 우리 광주가 낳은 시인 용아 박용철의 인생을 재미와 가슴 시린 연출로 1시간 반 동안 담아낸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


음악극 나두야 간다2020년에 초연된 창작 작품이다. 용아 박용철과 영랑 김윤식이 일본 유학 후 고향으로 돌아오고, 그리고 정지용과의 삼각관계(?) 속에서 문학적 공감과 갈등 다시 화합하는 과정을 그렸다. 특히 일제강점기 하에서의 우리말로 순수문학을 지향했던 이들 세 사람이 민족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음악극은 연극적 플롯이 아니라 서사극의 형태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서로의 역할과 장면 등에서 무대 위에 소품과 의상들을 늘어놓고 현장에서 갈아입고 출연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물론 이 극은 일부 즉흥극이나 애드리브가 아니라 치밀하게 짜여진 대본임은 분명하다.

이 극은 박용철의 대표적인 시, 그리고 극에서 연출되는 박용철의 생애와 어울리는 시들에 창작 음악을 입힌 음악극이다. 시와 음악이라는 다르면서도 사실은 하나인 시어들에 덧붙여 필요한 장면마다 어울리는 영상을 배경으로 하는 시청각적 연출을 선보였다. 보는 이로 하여금 몰입감을 주어 1시간 30분의 시간이 금세 흘러갔다.

공연 내용은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과 문화적 탄압을 받던 시절, 일본 유학 중 만난 박용철과 김윤식이 귀국하면서 김윤식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한 박용철의 결혼과 시문학’, ‘문예월간’, ‘문학’, ‘극예술등의 잡지를 자비로 출간하는 모습, 그리고 잡지 발간에 지나친 과로로 인해 폐결핵으로 사망하는 과정을 팩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현실, 하지만 민족의식이 꿈틀거리는 젊은 청년들에겐 문학으로나마 우리 말을 지키고 우리 문학을 완성시키고 싶었던 그들의 꿈에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동참시키게 만들었다. 갑자가 그럼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라는 자기반성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장치였다.

이번 공연을 선보인 극단 까치놀은 광주 서구문화센터 공연장 상주단체로 광주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7월과 8월 세 번에 걸쳐 광주서구문화센터와 빛고을시민문화관 무대에 극을 올린 바 있다. 이 극을 본 사단법인 용아박용철기념사업회 김보곤 이사장이 광산 출신의 박용철 극을 광산에서 해야 한다며 유치해 105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예정에 없던 공연이 이루어졌다.

극단 까치놀은 1985년 창단, 현재 36년의 역사로 훌륭한 예술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 연극을 사랑하자라는 구호로 순수연극의 대중화와 지역문화자산 발굴, 레퍼토리 작품화 등 지역 연극의 발전을 위해 활동 중인 전문 예술단체이다.

특히 나두야 간다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보리 작곡가가 우리 지역 시인들의 시를 음악으로 풀어내자는 의지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안다. 박용철의 대표적인 시어들을 음악으로 만들어 소개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또 출연진들도 가수 수준은 아닐지라도 애써 노래부르는 모습들에 더욱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전문 연극단체라면 배우들의 극중 발음이 명확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대본에 충실해야 하고 애드리브도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력이다. 11명의 출연진 가운데 2명 정도가 발음이 잘 들리지 않아 대사의 앞뒤를 이해하는 데 애를 먹었다. 물론 박용철의 생애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고 극 전체의 흐름에 중대한 장애는 아니었다.

창작음악은 시의 느낌도 있고 시대적 상황에 맞추려 한 탓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암울하거나 처진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음악을 아마추어 수준의 출연진이 노래를 불렀으니 더더욱 음악적 느낌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좋은 음악은 작곡도 중요하지만 부르는 이가 누군가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떠나가는 배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나두야 간다가 제목인 것으로 착각할만큼 알려져 있다. 이는 가수 김수철의 나두야 간다에서 일부 싯구들을 차용한 덕분이다. 이 극에서도 전체를 한보리의 창작곡으로 접근하겠다는 의지도 필요하겠지만 관객들에게 익숙한 김수철의 두 소절을 끌어다가 시의 초반부 네 소절을 편곡하여 들려주었다면, 그리고 합창으로 불렀다면 관객들이 재미있게 따라 부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음악극에서 가장 눈물을 짜냈던 박용철의 죽음 장면 이후 같은 네 소절을 슬픈 음악으로 끌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마지막에 박용철의 시적 변용에 대하여를 낭독하는 장면은 사족처럼 느껴져 이 극의 감동을 끌어내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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