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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웅미술관, 네 가지 색깔의 위험한 作亂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21 ‘어떤 날, 어떤 이야기’ 11월 28일까지

전시는 제목처럼 어떤 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작가의 시점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가거나, 경험을 소재로 하거나, 지난한 지루함을 견디고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거나, 오래도록 반복작업 과정에서 건져낸 돔성당의 정문을 바라보는 듯한 파편들이었다.

전시는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었고 작가의 구상을 디스플레이 하는 과정에서 미술관의 노력이 돋보였다. 관람객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전시 효과 덕분에 작품에 대한 접근과 이해에 군더더기는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과 수원, 부산, 대구시립미술관에서 각각 3~4명의 작가를 추천하고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작품 특성과 장르 등을 고려하여 미디어, 설치, 회화, 공예라는 네 영역의 작가를 선정했다. 이번 2021’전은 작가들의 다음 전시작품에 따라 성장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에 따라 전시에서 한 번 보여준 작품을 다음 전시에 또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유사한 작품을 보여주어 새로움을 느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개인전이나 초대전과 같은 자신의 작품 역량을 어느 정도 보여준 전시였다면 다음 전시에서는 그를 넘어서는 작품으로 관객을 찾아야 한다작가의 창작 세계는 연속적이지만 변화를 통해 관객과 지속적인 대화를 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문소현, 정정하, 문지영, 이윤희 작가의 작품(시계방향으로)

문소현은 전시장에 들어서면 정면에 'Night Life'라는 제목처럼 네온사인과 빌딩조명을 드로잉하는 작업을 통해 현대인의 밤의 환락과 욕망을 드러내고 있었다. 잠시 영상에 몰입하다보면 우주의 저편으로 시간의 통로 속에 빠져드는 미아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되돌아오면 현실세계는 다시 욕망덩어리라고 깨우쳐주고 있다.

정면에 있는 이 작품을 기준으로 양쪽에 각 세 편씩의 '공원생활', 전시장으로 들어섰을 때 관람객 입장에서 보면 뒤편에 '터지는 폭죽들'이 배치됐다. 이러한 공간구성을 통해 전시장 중앙에 서있는 관람객을 재미있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잠시이고 기괴하거나 무섭다라는 전이된 장면에서 인간도 한갓 나약한 존재임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아마 문소현은 인간은 먹이사슬의 정점이 아니라 '터지는 폭죽들'처럼 불빛을 보고 정신없이 달려가다가 스러져 죽는 존재이며, 스톱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보여준 '공원생활' 시리즈처럼 인위적인 세상 속에서 누군가의 조종을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문소현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보여주고 있다.

문소현에게 던지는 질문은 인간의 욕망과 기괴함이 갖고 있는 문제에서 인간이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관점이다. 다음 작품에서 그러한 관점이 표현된 시각을 보고 싶다


정정하는 색에 굶주려 있는 것 같다. 미술가는 색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라는 측면에서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을 정리하고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경우는 우리 주위에서 드문 것 같다. 그는 부모님의 페인트 가게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고객이 희망하는 색을 조색하여 판매하는 과정에서 색에 대한 문리가 트인 작품이 'Light Pixel'로 표현됐다.

빨주노초파남보, 우리가 어려서부터 무지개색으로 생활화된 색의 영역을 정정하를 통해 훨씬 더 많은 색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받았다. 이러한 각각의 색은 빛으로 표현된다. 그의 이번 전시는 회화라기보다는 빛으로 만든 설치이다. 정정하의 말마따나 나는 어떤 인간인가?”라는 질문으로 작가로서의 욕망을 색을 통해 분출하려는 시도가 형광페인트를 활용한 '아름다운 두려움'으로 나타났다.

이번 작품은 페인트와 인테리어 현장에서 사용하는 줄눈 튜브, 공업용 레진 등으로 이루어졌다. 흔히 미술가들이 사용하는 물감이 아니라 그의 생활전선에서 얻어진 것들로 작품이 진행됐고 작품은 비정형 이미지를 통한 형식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형식이 '빛에 대한 연구'로 드러났다. 우리는 평소에 무관심하게 보는 빛을 그는 어떤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정정하에게 부탁하는 것은 이번 전시에서 빛을 모으고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면 다음에 같은 작품을 보여주는 한계를 갖지 말길 바란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Light Pixel'의 각 편린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함으로써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이윤희는 도자작품을 하는 데 이번 작품은 유럽 중세시대의 작품을 보는 듯 하고 돔성당 입구 정문과 주변 벽에 붙어있는 조상들을 보는 듯 했다. 단테의 신곡을 연상시키고 로댕의 지옥문을 재현하는 듯한 형상들을 오마주했다. 곳곳에 해골들이 기본으로 등장하고 상징적인 기호들이 더해져서 죽음이나 지옥을 표현했다. 한국판 '신곡'은 다르다고 하면 모두가 하얀 도자를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벽면 작품을 제외하고는 입체 작품이 전시장 중앙에 두 줄로 배열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작품마다 소녀상이 있는가하면 배트맨처럼 두 눈의 주변을 가린 소녀의 두상들이다. 10여개의 단일 작품 제목을 모두 '무제'로 처리했다. 이는 일본위안부 사건으로 논란이 된 평화의 소녀상과 연계하는 듯한 암묵적 메시지도 보인다.

도자의 특성은 한 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흙으로 빚고 굽고, 다시 색칠하거나 붙이거나 굽거나 하는 것이다. 수차례의 가마굽기 반복작업과 섬세하고 화려한 마감으로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단테가 인간이란 참으로 나약한 존재라고 했다는 점에서 정말 수고롭게 고생한 이 작품도 물질적으로 나약한 존재성을 갖고 있다.

이윤희는 이번에 단테의 '신곡'을 오마주했다면 다음에도 같은 작품을 보여주기보다  한국적인 죽음과 지옥문이 보고 싶다. 같으면서도 다른 10여개의 작품 제목을 '무제'로 하는 무책임보다는 작가의 영감에서 드러나는 작품 제목을 부여하든가 아니면 시리즈로 번호를 부여하는 게 더 나을 듯 싶다.


문지영은 큰 화면의 가족의 모습을 통해 사랑을 그렸다. 작품의 제목은 '엄마의 신전' 시리즈이지만 실제 주인공은 동생이다. 동생은 시각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다. 어려서부터 함께 성장하면서 작가는 남들과 다른 모습의 동생을 작품 속에서 자신으로 치환시켜 그 아픔을 대신 감내하려는 흔적이 보였다.

작가는 가족이 등장하는 작품 속에서 자신의 눈을 덧칠하거나 가리는 등의 수법으로 동생의 고통에 동참했다. 어머니는 동생이 빨리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자주 절에 가고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상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가의 마음에 남은 그 흔적들이 오늘까지 이어져 이번 작품에서 대중에게 약자에 대한 인간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작품을 보면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붓터치가 눈길을 끈다가족사진을 보는 것처럼 화면 전체를 넓게 사용하는 붓칠이 편안해보였다. '가장 보통의 존재'(2014~2015) 연작시리즈와 4~5년이 지난 '엄마의 신전' 시리즈는 동생을 매개로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가족의 슬픈 역사를 보는 듯 하다. 그는 어떤 가족이야기를 그리고 싶은 것일까 짐작만 갈 뿐이다.

문지영은 '가장 보통의 존재'와 '엄마의 신전'을 통해 장애를 가진 동생과 이를 둘러싼 엄마의 기도가 포함된 가족이야기를 풀었다. 또 다시 같은 류의 스토리로 작품을 구성하기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성에 대한 다른 주제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네 명의 작가는 네 가지 색깔을 보여주지만 귀결점은 인간성으로 느껴진다. 작품마다 정말 어떤 날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당신이 갖고 있는 인간성은 어떤 것인가이다.


네 명의 작가에게 주문한다. 작가는 창의적인 존재이고 예술성이나 철학성과 같은 어려운 담론을 담기도 하지만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도 던져야 한다. 어떤 작가들은 평생을 같은 스타일의 작품을 보여주는가 하면, 어떤 작가들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좀 더 발전하거나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보여준다. 정답은 없지만 작가는 늘 앞서가고 실험적이며 관객의 감동을 자아내는 작품이 긴 생명력을 갖는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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