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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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집》 발문〔錦湖集拔〕 -문곡집

《금호집》 발문〔錦湖集拔〕 -문곡집 제26권 / 제발(題跋) : 김수항(金壽恒, 1629~1689)

금호(錦湖) 임공(林公)께서 재앙을 만난 지 지금으로부터 130여 년이 되었다. 그러나 학사대부(學士大夫)들은 공의 죽음을 언급할 적마다, 여전히 기가 막히고 목이 메어 심지어 눈물을 줄줄 흘리는 사람도 있다. 이 어찌 그 앙화가 애통하고 그 사람이 애석해서가 아니겠는가.

이 때문에 공이 남긴 작품들을 사람들이 아끼고 보배로 여김 또한 위대한 걸작 정도일 뿐만 아니었으니, 비록 자투리 문장이나 쪼가리 원고라도 반드시 세상에 전해지도록 하였다. 그렇지만 공의 후손들은 영락하고, 세상에는 더 이상 의리를 사모하고 현인을 좋아하여 공을 위해 힘을 기울이는 선비가 없이 오늘에 이르렀으니, 상론(尙論)하는 사람조차 한탄하였다.

내가 남쪽 땅에 죄인의 몸으로 거처하는데 유생 응수(柳生應壽)가 찾아왔으니, 그는 공의 외손이었다. 그는 소매에 넣어 온 시문 1책을 내보이며 내게 뒤섞이거나 잘못된 걸 바로잡고, 또한 공의 유사(遺事)를 엮어 권말에 첨부해 주기를 부탁하였다. 나는 적임자가 아니라서 부끄러웠지만,
또한 끝내 사양할 수가 없었다. 마침 이공 민서(李公敏敍)가 외직을 맡아 광주 목사(光州牧使)로 나왔는데, 얼른 이를 가져다 목판에 새기고 또 서문을 지어 책머리를 장식해서 세상에 드러냈다. 참으로 이공 같은 사람은 이른바 의리를 사모하고 현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일을 마치자 유생(柳生)은 또 내게 한마디 말을 요청하였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이공의 글에서 이미 다 해 버렸으니, 어찌 내가 췌언을 하겠는가. 그렇지만 내게는 남몰래 가슴속에 감동을 받은 것이 있었다.

공의 호탕한 재주와 곧은 기상은 당대에 우뚝 빼어났는데, 세상에서 공을 아끼고 중시하던 사람들이 모두 명현이나 승류(勝流 명사(名士))들이었음은 부록의 여러 시문을 보면 알 수가 있으니, 공의 죽음에 대해 애석해하는 것은 참으로 까닭이 있다. 심지어 오랑캐 부락의 추한 무리들까지 오히려 공의 은혜를 가슴에 품고 공의 죽음을 탄식할 줄 알았으니, 또한 우뚝하고 더욱 기이하지 않은가. 하물며 공께서 세상을 뜨신 지 백 수십 년의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오히려 목이 메어 눈물을 흘리며 심지어 자투리 문장이나 쪼가리 원고라도 또한 아끼고 완미(玩味)해서 반드시 세상에 전하고자 하기에 이르렀으니, 그 또한 누가 시켜서 그러하겠는가?

이는 다름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양심을 지키고 덕을 좋아하는 것이 똑같기에, 풍속이 다르거나 시대가 뚝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전혀 차이 없음이 이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 저들은 같은 조정에 나란히 서서 의관을 차려입고 시서(詩書)를 암송하다가, 도리어 원수처럼 여기고 물여우처럼 엿보아 필연코 베어 죽이고서야 유쾌하게 여겼으니, 유독 무슨 마음인가.

아, 구양수(歐陽脩)의 말에 “선비의 삶과 죽음이 어찌 그 한 몸의 일이겠는가?〔士之生死, 豈其一身之事哉?〕”라고 하였다. 공의 삶과 죽음은 참으로 세도(世道)와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으니, 살아서 사랑을 받고 죽어서도 아깝다고 여긴 것은 또한 공 혼자만의 몸 때문만은 아니었다.

현인을 원수처럼 여기고 앙화를 즐거워하는 무리들의 경우, 호오(好惡)의 천성이 어찌 여느 사람과 유독 다르겠는가. 오로지 자기 한 몸의 사욕을 만족시키는 데 급급하여 다른 데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하나의 생각이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말류(末流)의 앙화가 마침내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니, 뒷날 이 문집을 보는 사람은 또한 경계해야 할 바를 알 수 있으리라. 나도 이로 인해 거듭 탄식하노라.

공의 묘소는 금강 가에 있지만, 아직까지 두어 자 정도의 묘갈문도 묘도(墓道)에 세워져 있지 않으니,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탄식하고 슬퍼하는 바이다. 혹시라도 이공처럼 의리를 사모하고 현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다시금 나와 묘갈 세울 방도를 도모해서, 백 세대의 후인들로 하여금 충성을 다하다가 돌아가신 공의 몸이 이곳에 묻혔음을 알게 한다면, 어찌 더욱 내세에 풍성(風聲 풍교(風敎))을 세우고 후세에 덕을 밝힘이 아니겠는가. 이공이 벌써 앞에서 이끌었으니, 그 뒤를 이을 사람으로 어찌 적임자가 없으랴? 나는 장차 그를 기다리노라.


[주-D001] 금호(錦湖) 임공(林公) : 
임형수(林亨秀, 1504~1547)로, 본관은 나주(羅州), 자는 사수(士遂), 호는 금호이다. 임준(林畯)의 아들이다.
[주-D002] 걸작 : 
원문의 ‘길광지우(吉光之羽)’에서 길광은 신마(神馬)라고 한다. 《십주기(十洲記)》에 “한 무제(漢武帝) 천한(天漢) 3년에 서국왕(西國王)이 길광의 모구(毛裘)를 바쳤는데, 색이 황백으로 대개 신마의 일종이다. 그 모구가 물에 들어가서 여러 날이 되어도 가라앉지 아니하고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는다.” 하였다. 그 후 문인(文人)의 시장(詩章) 가운데 잔여(殘餘)에서 겨우 발견된 진품이나 걸작을 길광편우(吉光片羽)라고 일컬었다.
[주-D003] 상론(尙論) : 
고인(古人)의 언행이나 인격을 논하는 것을 뜻한다. 《맹자》 〈만장 하(萬章下)〉에 “천하의 훌륭한 학자들과 벗하는 것만으로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여 다시 위로 옛사람을 논의한다.〔以友天下之善士, 爲未足, 又尙論古之人.〕”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주-D004] 이공 민서(李公敏敍)가 …… 드러냈다 : 
이민서의 서문은 《서하집(西河集)》 권12에 〈금호유고서(錦湖遺稿序)〉로 남아 있다.
[주-D005] 오랑캐 …… 알았으니 : 
임형수가 회령 판관으로 있을 때의 치적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역 중종실록》 34년(1539) 7월 13일 회령 판관에 임형수를 임명하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주-D006] 물여우 : 
물여우는 물속에 사는 독충(毒蟲)으로, 사람 몰래 그림자를 보고서 독기를 쏘아 병들게 한다는데, 보통 음모를 꾸며 남을 해치는 자를 비유한다. 《시경》 〈하인사(何人斯)〉에 “귀신이나 물여우는 볼 수가 없다고 하지만, 너는 뻔뻔스럽게 얼굴을 들고서, 끝없이 사람을 보는구나.〔爲鬼爲蜮, 則不可得. 有靦面目, 視人罔極.〕”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7] 선비의 …… 일이겠는가〔士之生死, 豈其一身之事哉?〕 : 
이 말은 《당송팔대가문초(唐宋八大家文鈔)》 권44 〈오대사당육신전론1(五代史唐六臣傳論一)〉에 나온다.
[주-D008] 충성을 다하다가 돌아가신 : 
원문의 ‘화벽(化碧)’은 충성을 다하다가 살신(殺身)함을 이르는 말이다. 주(周)나라 경왕(敬王) 때의 대부(大夫)인 장홍(萇弘)이 충간(忠諫)을 하다가 왕이 들어주지 않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그 피를 보관한 지 3년 만에 푸른 옥으로 변하여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莊子 外物》

※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누리집 게시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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