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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틈, 이 달콤한 고독
    대체로 사람들은 홀로 있는 것을 못 견뎌한다. 불안하거나 두려운 까닭인지도 모른다. 언제부턴가 개인보다는 공동체가 더 강조되면서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에 복무해야 한다고 믿는 시대가 되다보니 더욱 그러한 것 같다.홀로 있을 때에도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홀로 있음을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 사람들은 무리에서 이탈하는 것보다는 무리에 섞여 있어야 안심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진정한 자아 발견이나 자기 탐색은 홀로 있을 때 가능하다. 모처럼 자기 자신의 내면으로 돌아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하고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부처가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것도 홀로 수행한 끝에 이루어낸 것이고, 예수가 십자가에 달리기 전날 제자들을 물리치고 피땀 흘리며 기도를 한 것도 홀로였다. 뉴튼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왜 사과는 떨어지는데 하늘의 달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질문 끝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 역시 홀로 있는 시간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쳐버렸을지 모른다.대저 위대한 선각자나 과학자, 예술가들은 혼자서 고군분투 끝에 역사의 별이 되어 빛을 비췄다. 우리 같은 장삼이사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자기를 성찰하고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홀로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동창회다, 야유회다, 사우회다 이런 저런 모임에 갔다 오면 왠지 개운한 기분이 안든다. 괜히 쓸데없는 말들을 하고 왔다싶은 일말의 공허감이 들 때가 많다. 그냥 무익한 시간을 보내고 온 듯한 기분조차 드는 것이다.하기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하는 일이란 것이 매사에 특별한 의미를 두거나 진지한 시간을 갖는 일이 되기는 어렵다. 사람들과 어울려 놀다 보면 그 뒤 끝에 오는 쓸쓸함, 덧없음에 마음이 산란하다가도 또 약속을 하고 나가서 일정량의 수다를 떨고 온다. 그것이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는 실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나는 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 편이다. 나와 노는 시간을 귀하게 생각해서다. 그 시간에 나는 위대한 발명이나 깊은 깨달음을 얻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지만 지금 내가 어디쯤에 있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곰곰이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노라면 내 자신의 중심을 붙잡을 수 있다.세상살이에 어룽진 마음을 구두를 닦듯이 닦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에 인류에게 빛을 남긴 위대한 분들의 책을 읽고, 베토벤이나 바흐의 음악을 듣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한다. 나에게는 이 시간이 더없는 보람을 찾는 시간처럼 느껴진다.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리 생활을 버리고 홀로 지내기만을 고집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듯이 인간은 남과 어울려 살지 않으면 안 된다. 흩어진 모래알처럼 각자 따로 떨어져 산다면 사회라는 공동체는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사회(社會)라는 말 자체가 뜻하듯이 모여지내는 틀 속에 살게끔 되어 있다. 흩어진 모래알조차도 가깝게 들여다보면 모래끼리 겯고 있다.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고 잎이 떨어져 낙엽끼리 모여 구르듯이 삼라만상은 그들 나름대로 무리를 지어 있다. 신기할 정도로 다들 그렇게 모여 존재한다.부처가 깨달음 끝에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외친 것은 진리를 깨친 드높은 경지를 말한 것이지 결코 홀로 지냄을 최고로 선언한 것이 아니다.혼자 있는 시간은 사람이 무리 생활을 하는 존재이기에 필요하다. 역설로 들리지만 만일 무리 생활을 하지 않는 존재라면 그 혼자 있는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때로 번다한 업무와 관계로 얽힌 공동체 생활에서 이탈하여 저 혼자서 우주와 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자주 자기를 잃어버리기 쉬운 생활에서 자기(중심)를 찾는 자기 구원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무리 생활은 말하자면 삶의 현장이다. 그 속에서 지지고 볶고 부딪치고 넘어지며 살다가 문득 홀로로 돌아와 자기를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리 생활은 홀로 있는 시간을 의미 있게 해준다. 분주한 생활 가운데 잃어버리기 쉬운 자신의 모습을 찾는 행위는 홀로 있는 시간, 즉 고독한 시간이 주는 선물이다.대체 자기를 잃고 살아가는 생활에 파묻혀 지낸다면 그것이야말로 지옥이 아닐까. 일생을 그렇게 보낸다면 삶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부처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한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때로는 덧없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욕망에서 몇 걸음 물러나 자기 자신 속에 침잠하는 시간이 내게는 달콤한 자기 구원처럼 여겨진다.
    2018-05-25 |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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