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야기

광주광역시서구문화원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에서 소개하는 광주의 역사, 문화, 자연, 인물의 이야기 입니다.

광주광역시서구문화원에서는 광주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문화 이야기를 발굴 수집하여 각 분야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광주향교(光州鄕校) 중수기(重修記) - 고봉집 제2권

광주향교(光州鄕校) 중수기(重修記) - 고봉집 제2권 : 기대승(奇大升, 1527~1572). 자는 명언(明彦), 호는 고봉(高峯)ㆍ존재(存齋)이며, 본관은 행주(幸州)이고, 시호는 문헌(文憲)이다.


아, 도(道)가 상실된 지 오래되었다. 삼대(三代) 말엽 이후에도 오히려 성인(聖人)의 세대가 이미 멀어지고 훌륭한 교훈이 매몰되었다는 탄식이 있었는데, 하물며 수천백 년이 지난 지금에 있어서랴!

우리 국가에서는 도성(都城) 안에 성균관(成均館)과 사학(四學)을 설치하고, 바깥 지방에는 주(州)ㆍ부(府)ㆍ군(郡)ㆍ현(縣)에 이르기까지 모두 향교(鄕校)를 세웠으니, 교육기관을 설치하여 백성을 깨우치려는 뜻이 지극한 것이다.

조종조(祖宗朝) 이래로 인재를 양성하려는 훌륭한 조치는 멀리 한(漢)ㆍ당(唐)을 능가하니, 도가 부흥되는 것도 거의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훌륭한 정치가 시행되어 태평성대가 이어진 지 100여 년에 유학의 풍습과 선비들의 기개가 점점 타락하는 폐습을 따르는 경향이 없지 않으며, 세속의 관리와 무식한 자들의 의논은 또 학교에 대해서 급급히 여기지 않고 있으니, 이 때문에 뜻이 있는 선비들은 길이 염려하고 걱정하며 깊이 탄식하고 슬퍼하여 그대로 있지 못하는 것이다.

학교가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면 인륜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인륜이 밝혀지지 못하면 국가가 의뢰하여 유지할 수 없는 것이며, 국가가 유지할 수 없게 되면 인류가 어찌 미란(糜爛)되고 멸망함에 이르지 않겠는가. 이것은 바로 분명히 드러나는 일이어서 알기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세상의 군자(君子)들은 이것을 깊이 염려하려고 하지 않으니, 이 어찌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것이 아니겠는가.

광주는 호남(湖南)의 큰 고을이다. 토지가 비옥하고 일이 많으며, 풍속이 질박하고 습관이 투박하여 자못 다스리기 어렵다는 정평이 있었다. 홍치(弘治) 무신년(1488, 성종19)에 사문(斯文)인 권공 수평(權公守平)이 병부 시랑(兵部侍郞)으로 있다가 외직으로 나와서 이곳을 맡았는데, 백성을 다스리고 관리를 지휘하는 것을 모두 올바르게 하였고, 사무를 처리하고 경륜하는 것이 모두 마땅하였다.

옛 향교는 성안에 있었는데 저습하고 퇴락하여 거의 거처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에 적당한 지역을 물색하고 대지를 사서 옮겨 신축하였는데, 읍내의 서쪽 3리쯤 되는 지점에 있어서 거리가 가까우며, 전당(殿堂)과 재무(齋廡)가 모두 법식대로 되었고 서적과 재정도 모두 조리가 있게 마련되었다.

그리하여 지금 70여 년이 되었는데, 노인과 젊은이들이 모두 칭송한다. 고상한 선비와 세속의 사람들이 모두 덕택에 흠뻑 젖게 된 것은 다 권공의 은택이다. 그 후 또 유명한 분들과 훌륭한 명사로서 광주에 부임한 분 중에 혹 이 일에 관심을 둔 자들이 있었으나, 정돈하여 다시 확장시킨 자는 별로 없었다.

가정(嘉靖) 경신년(1560, 명종15)에 유공 경심(柳公景深)이 광주 목사로 부임해 왔는데, 가르치는 조항과 시설은 다른 사람보다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재주가 뛰어나고 뜻이 지극하여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일보다 크게 뛰어나서 번잡한 일을 잘 정리하여 다스리고 투박한 습관을 진작하여 세우니, 부임한 지 1년이 채 못 되어 온 경내의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이에 준수한 선비들을 뽑아서 모두 향교에 적(籍)을 올리고 격려하여 뜻을 세울 수 있게 하였다. 이윽고 향교의 사당을 둘러보니, 장차 퇴락할 염려가 있었으므로 마침내 개연히 보수할 뜻을 두었다. 옛 규모가 다소 좁아서 법도에 맞게 주선하고 잔을 올리기 어려우므로 마침내 넓게 터서 증수하니, 큰 집이 별안간에 우뚝이 솟아 찬란하게 이룩되었다. 이것을 보는 자들은 모두 놀라서 신(神)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유공은 다시 뒤를 이어 재사(齋舍)를 완전하게 꾸미고 옆에다가 방들을 새로 건립하였으며, 또 토지를 마련하고 노비를 확보하여 모든 조항을 완비함으로써 공부하는 생도들로 하여금 음식을 먹고 거처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뜻이 있는 여러 생도들도 또한 분발하여 마음을 진작시켜서 모두 몸을 삼가 선(善)에 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아, 이 또한 가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보다 앞서 권공(權公)이 부임해 와 있을 때에 광주의 백성들은 그의 덕을 그리워하고 공로를 찬양하여 마침내 그의 화상(畫像)을 그려서 향교에 보관하고는, 석채(釋菜)하는 날에 제사를 지냈다. 그러나 봉안해 둔 곳이 적당하지 못하였고 받들기를 엄숙하게 하지 못하였으므로 유식한 자들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이제 제생들이 유공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선을 좋아하는 마음을 흥기하니, 권공의 유풍(遺風)을 흠앙하는 마음이 그치지 않았다.

그러므로 마침내 서로 상의하고는 동무(東廡)의 밖에 사당을 지어 그 화상을 봉안하였으며, 또 유공의 교화를 잊을 수 없었고, 향교의 흥폐(興廢)한 내력과 보수한 사실 또한 유도(儒道)의 쇠퇴와 융성에 관계되니, 이것도 진실로 전하는 글이 없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또 서로 더불어 비석을 장만하고 글을 새겨서 향교 문의 옆에 세워 전말(顚末)을 기록해서 무궁한 후세에 보이며 유공을 사모하는 뜻을 붙이려고 하니, 그 마음 씀이 간곡하고 또 아름답다.

나는 삼가 생각건대 도가 제대로 행해지지 못하고 밝혀지지 못함은 모두 지(智)ㆍ우(愚)와 현(賢)ㆍ불초(不肖)의 과불급(過不及)으로부터 말미암는다고 여긴다. 이것은 성인(聖人)께서 진실로 이미 말씀하셨는데 지금 이것을 가지고 징험해 보면, 세상에 이른바 어질고 지혜롭다는 자들은 대부분 학교를 일으키고 사람을 가르치는 방법에 급급해하지 않으며, 어리석고 불초한 자들은 또 이것을 전부 폐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혹 학교의 일에 유념하는 자가 있으면 괴이하고 과격한 행위로써 안정되지 못한 짓이라고 말하면서 비난하고 있으니, 나는 실로 어찌하여 그리하는지를 알지 못하겠다. 아, 슬프다. 도가 끝내 행해지지 못하고 끝내 밝혀지지 못한단 말인가.

대승은 광주 사람이다. 학교가 새로이 세워짐을 보고 후래에 이것이 다시 폐추(廢墜)될 것을 두려워하였으며, 또 후생들의 간곡한 부탁을 받았으므로 마침내 감히 사양하지 못하고 그 대강의 내용을 기록하기를 위와 같이 하는 것이다. 후세의 군자들이 혹 기꺼이 이 일에 유념한다면 어찌 사도(斯道)의 큰 다행이 아니겠는가.


[주-D001] 지(智)ㆍ우(愚)와……여긴다 : 
《중용장구》 제4장에 “도(道)가 행하여지지 못하는 이유를 내 알겠다. ‘지혜로운 자〔智者〕’는 과(過)하고 ‘어리석은 자〔愚者〕’는 불급(不及)하기 때문이다. 도가 밝혀지지 못하는 이유를 내 알겠다. ‘어진 자〔賢者〕’는 과하고 ‘불초한 자〔不肖者〕’는 불급하기 때문이다.” 하였는데, 이는 지혜로운 자는 도를 알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여 도를 행하는 데 힘쓰지 않고, 어진 자는 도를 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여 도를 밝히는 데 힘쓰지 않으며, 어리석은 자와 불초한 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못함을 한탄한 것이다.

※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누리집 게시물 참고자료

저자(연도) 제목 발행처
광주·전남향토사연구협의회(2003) 광주 향토사 연구 (사)광주·전남향토사연구협의회
광주광역시 동구청(2021) 동구의 인물2 광주광역시 동구청
광주시남구역사문화인물간행위원회(2015) 역사를 배우며 문화에 노닐다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01) 광주남구향토자료 모음집Ⅰ 인물과 문헌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01) 광주남구향토자료 모음집Ⅱ 문화유적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14) 광주 남구 마을(동)지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14) 광주 남구 민속지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남구문화원(2021) 양림 인물 광주남구문화원
광주동구문화원(2014) 광주광역시 동구 마을문화총서 Ⅰ 광주동구문화원
광주문화관광탐험대(2011~16) 문화관광탐험대의 광주견문록Ⅰ~Ⅵ 누리집(2023.2
광주문화원연합회(2004) 광주의 다리 광주문화원연합회
광주문화원연합회(2020) 광주학 문헌과 현장이야기 광주문화원연합회
광주문화재단(2021) 근현대 광주 사람들 광주문화재단
광주북구문화원(2004) 북구의 문화유산 광주북구문화원
광주서구문화원(2014) 서구 마을이야기 광주서구문화원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옛 지도로 본 광주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시립민속박물관(2004) 국역 光州邑誌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시립민속박물관(2013) 영산강의 나루터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시립민속박물관(2018) 경양방죽과 태봉산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2020) 1896광주여행기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2021) 광주천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김경수(2005) 광주의 땅 이야기 향지사
김대현.정인서(2018) 광주금석문, 아름다운 이야기 광주문화원연합회
김정호(2014) 광주산책(상,하) 광주문화재단
김정호(2017) 100년 전 광주 향토지명 광주문화원연합회
김학휘(2013) 황룡강, 어등의맥 16집. 광산문화원
김학휘(2014) 광산의 노거수, 어등의맥 17집. 광산문화원
김학휘(2015) 광산나들이, 어등의맥 18집. 광산문화원
김학휘(2016) 설화와 전설, 어등골문화 21호. 광산문화원
김학휘(2018) 광산인물사, 어등의맥 21집. 광산문화원
김학휘(2019) 마을사이야기, 어등골문화. 광산문화원
남성숙(2017) 전라도 천년의 얼굴 광주매일신문
노성태(2016) 광주의 기억을 걷다 도서출판 살림터
노성테.신봉수(2014) 사진과 인물로 보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광주문화원연합회
박규상(2009) 광주연극사 문학들
박선홍(2015) 광주 1백년 광주문화재단
정인서(2016) 산 좋고 물 맑으니-광주의 정자 광주문화원연합회
정인서 외(2015) 광주의 옛길과 새길 시민의 소리
정인서(2011) 양림동 근대문화유산의 표정 대동문화재단
정인서(2011) 광주문화재이야기 대동문화재단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2016) 광주 역사문화 자원 100(上,下)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천득염(2006) 광주건축100년 전남대학교출판부
한국학호남진흥원(2022) 광주향약 1,2,3. 한국학호남진흥원
  • 광주광역시
  • 한국학호남진흥원
  • 사이버광주읍성
  • 광주서구청
  • 광주동구청
  • 광주남구청
  • 광주북구청
  • 광주광산구청
  • 전남대학교
  • 조선대학교
  • 호남대학교
  • 광주대학교
  • 광주여자대학교
  • 남부대학교
  • 송원대학교
  • 동신대학교
  • 문화체육관광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광주문화예술회관
  • 광주비엔날레
  • 광주시립미술관
  • 광주문화재단
  • 광주국립박물관
  • 광주시립민속박물관
  • 국민권익위원회
  • 국세청